돌아온 큰아들 . . 영정사진 찍는날 #3 충주시 상모면 김정순 할머니 어머니 저 왔어요. 큰아들이 돌아왔어요. 월남전 끝나고 돌아오는 배를 놓쳐서 이제야 겨우 돌아왔네요. 아버지 묘에 들렀다 왔어요. 묘자리 기가 막히게 잘 잡으셨어요. 예, 동생들 자리도 다 둘러보고 왔지요. 어머니 많이 늙으셨네요. 저는 월남에서만 나오는 큰 버섯을 먹어서 그때 그대로에요. 큰아들 보니까 좋으시죠? 월남은 많이 더워요. 선풍기도 없구요. 비도 많이 왔어요. 저 떠나기 전날밤에 뽕이 많은 곳을 봐두셨다고 하셨죠. 우리 이따 거기 같이 가요. 네, 월남 뽕은 맛이 하나도 없어요. 아니에요 하나도 안늙으셨어요. 손이 아직도 이렇게 고우신데. 이리오세요. 어머니 큰아들 보니까 좋으시죠? 예. 예 이따 꼭 같이 가요. 어머니~ 활짝 웃으세요. 에이~ 웃으세요. 더 활짝~ 더 크게~ 아이고 좋다~ 여기 보시구요. . . . . .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이 글은 김정순 할머니의 자제분이신 백마부대 고 어민준 병장님의 편지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깊고푸른
2004-07-01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