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라비야~ 몇일간 외출을 잘 안했습니다. 어제 치과갔던것 잠시 그저께 저녁에 알바잠시... 군입대가 이제 열흘남짓 남았나요? 약간은 시간의 공백이 느껴집니다. 매일 흘러가는 시간인데 이시간이 흘러가는 끝이 '입대'라는 느낌이 듭니다. 6주훈련이 크게 두렵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새로운 2년간의 생활로 접어든다는 느낌은 긴장이 되게 마련인가봅니다. 게다가 갑지가 고민들은 뭐 그렇게 밀려드는지 군대입대하면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을 텐데도 이거저거 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벌써부터 입대이후에 대한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30대이후의 인생에 대하여 고민도 해보고 갑자기 수많은 고민들이 밀려드는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별 거 할 수 없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몰려드는 수많은 걱정들이란... 한꺼번에 병주둥이에 무언가를 쏟아붓는 느낌이군요. 게다가 몇일간 날씨마저 무척 이상합니다. 늘 해무가 끼어있어 오후정도가 되면 태양을 눈뜨고 똑바로 볼 정도가 됩니다. 뿌옇게 동네 전체가 흐려져 있어 머리속마저 흐리멍텅해지는 기분이기도 하고... 축늘어져서 오늘도 뒹굴거릴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해져 오더군요. 그래서 좀 어디론가 바람을 쐬러 갈까..했습니다. 마침 msn으로 동네 사는 친구를 만났더니 귀찮아 하는 듯 해서 혼자 나섰습니다. 카메라와 cdp를 챙기고 모자만 푹눌러쓰고, 아까 친구랑 이야기 하던 도중 화진포가 나왔는데 거길 가려고 버스를 탔습니다. 허걱 버스비 3500원...순간 좀 놀랐습니다...ㅎㅎ 나중에 알고보니 거의 50km거리더군요 시간은 1시간즈음 걸렸습니다. 한산한 도로를 달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 바람을 맞는 기분도 독특하더군요. 가는길에는 드림씨어터를 오는길엔 오아시스를 들었는데 ,,, 거의 들은적이 없었던 오아시스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더군요~ 화진포 해수욕장에서 만났던 몇몇 사람들 , 한산하지만 옅은 안개로 가득찬 해수욕장의 분위기, 개울을 거슬러 오르던 자그마한 은어떼들,(개울가로 톡 튀어올라 직접 만져도 보고 냄새도 맡고 역시 수박냄새가 나더군요) 버스안에서 만난 젊고 늘씬한 애기엄마 (나보다 어려보였음) 그 옆에 정말정말 귀엽던 4살정도의 애기,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라는 하루키의 책 제목을 떠올리며 실컷 맞아본 바람 냄새~ 좋았습니다. 어서빨리 치통이 사라지고 건강한 치아를 가지고 입대를 했으면 좋겠네요. 또 행복하다고 하기엔 늘 2%부족하다고 느끼는 제 마음도 가끔씩은 충만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유민이의 일기중~- a-9000 af 28mm 엑타크롬 텅스텐
서유민
2003-05-27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