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날의 기억...
흐린 날의 기억
녹 슨 바람은 쉴 새 없이 가고 왔다
천지의 꽃들도 모두 무너졌다
황폐한 바다 끝
목숨은 연기처럼 가벼웠다
독약처럼 피어 하얗게 웃어대는 유령처럼
차단된 도주로의 내용 없는 이정표 앞에서
나는 결코 너희를 본 적이 없다
부르노니 비 젖는 나의 저녁
약속되지 않은 어느 날의 설레이던
낯 선 희망들이여
그들이
얇은 책갈피 속의 마른 꽃잎으로 남아
금요일의 어두운 물살처럼 비껴 가는 날
질긴 뿌리의 우매함을 발견하는 순간에
그럴까
자유보다 한사코 위대한 사랑이여
닻을 내리듯 길을 멈추면
비로소 안식 그것일까
눈동자를 아프게 할퀴며 드는 가을 어스름
잎새에 비 젖는다
적막한 폭풍은 언제건 또다시 올 것이다
네이버 hot갤러리에 선정되어 탄력받아 레이소다에도 올려봅니다..^^
항상 저의 스승이신 레이소다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