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가면
바다에 가면
나의 가슴은
신선한 해초처럼 흔들리고
파도는
감당할 수 없이 몰려드는 충동
나는 비로소 낯선
열아홉의 낭만을 회복한다
무거운 나의 일상들을 수장시키고
수평선까지 시선을 던지면
그리움의 그물 속에 펄떡이는 건
안타까운 세월들
겹겹이 걷히는 바다의 속살은
푸르디 푸르러
문득 그대 영혼 속까지
막무가내 사랑의 낙서를 하고 싶다
바다에 가면
파도는
감당할 수 없이 몰려드는 충동
가위눌린 나의 꿈들이
바위처럼 돌출해
뱃고동 소리조차
내 가슴 속에 턱턱 걸리는 전율
바다에 가면
나는 언제나 낯선
열아홉의 낭만을 회복한다
- 임두고, 『바다에 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