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 며칠전 아이들이랑 시어머님과 저녁을 먹던 중 어머님께서 "내가 죽은 다음에 좋은데 가거나, 맛있는거 사줄 생각말고 살아있을 때 잘해라. 부산에 새로 생긴 다리가 있다는데 가보자." 순간 멍해있던 저는 "네." 한마디만 하고 바로 다음날 저녁 애들이랑 어머님 모시고 광안리로 향했답니다. 광안대교가 보이기 시작할 무렵부터 감탄사를 연발하시더니 광안대교를 넘고 식당에 들어가실 때까지 손주들에게 "창 밖 봐라. 저기 불빛이 너무 좋다. 아이구, 이뻐라." 하셨습니다. 너무나 좋아하시는 어머님께 아들놈 하는 말이 "할머니, 나 배고파. 밥 언제 먹어?" 더군요. 분위기 파악 못하는 손주의 배고픔에 좋은 구경 잠시 뒷전으로 하고 저녁부터 먹고 나왔습니다. 잔잔한 바닷가에 배부른 아이들은 그제서야 신이 나 뛰어놀고 어머님은 잠시 산책을 즐기셨습니다. 그리고 전 사진을 찍었죠. 그때 찍은 사진 중 하나를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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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5 1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