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짓
제가 사는 동네에는 야릇한 술집이 많습니다.
속칭 '감전동 뽀뿌라마치'(술먹고 성욕을 해결하는:나름의해석) 라는 곳이 단속을 피해서
나름대로 조용한 저희 동네로 밀려 들어왔습니다.
어스름한 저녁이 되면 불야성을 이루게 되고 속속 놀이에 지쳐 집으로
뛰어가는 아이들의 등뒤로 '오빠. 잠깐만. 아이 오빠'하는 아스팔트와 벽에 묻은
딱딱하게 굳은 곰팡이 자국마저 자빠트려 녹일듯한 콧소리가 귀에 발려 옵니다.
좀 더 뒤 흥건하게 밤이 적셔질때 즈음이면 인근 여관과
특히나 많은 여인숙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광경을 많이 목격 할 수 있습니다.
마주보는 여인숙을 사이에 두고 남자둘 가운데 여자에 손을 양쪽으로 잡고 줄다리기가 벌어지기도 하고
여인숙 창문에 여성의 머리가 남자손에 휘어잡혀 거미줄모양으로 깨진 유리창밖으로 파열음을 내며 대롱 거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동네는 뽀뿌라즈닉하게 되어간다는 생각마저 무던함속에 덮혀갈즈음
우연히 몇일전 한 여인숙 앞에서 날개짓을 하는 분을 보았습니다. '파닥파닥'
너무도 진지한 모습으로 무표정한 다른곳으로 향한 동경도 보았습니다.
아마 내안의 모습을 다른사람에게서 발견한 것에 대한 설레임이었을까요.
조금은 흐릿한 사진한장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였습니다.
뽀뿌라한 어느 오월 저녁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