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21 [들꽃 향기에 취했다] 들꽃 향기에 취했다 나훈아의 노래말은 들풀을 잘못 노래했다 이것 저것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아무 것도 없는 잡초라네 잡초는 소유하지 않는다 잡초는 기능할 뿐이다 잡초는 정착하지 않는다 잡초는 옮겨다닐 뿐이다 잡초는 집착하지 않는다 잡초는 주면서 오래 퍼질 뿐이다 몽골 들녘에서 내가 들은 들풀의 노랫말은 나훈아나 너훈아와는 너무나 달랐다 나는 바람에 실려서 날다가 대지의 생명에 끌려서 나리나네 흙이 도우고 물이 도와서 모든 것을 한 몸에 담고 핀다네 태양이 그리워 위로 자라고 바람이 그리워 꽃을 피우네 내 작은 몸 꽃씨가 날라가며 들녘에 퍼지는 풀향기에 취해서 이 야생 저 야생 나를 먹고 보석으로 녹인다네 나는 모든 것을 지닌 생명 나는 모두에게 주는 잡초라네 나는 향기가 좋고 맛있는 들풀 야생보다 문명의 욕망을 좋아하는 인간은 미워한다 코가 고픈 야생이 먼저 알고 나를 찾는다 아무도 찾는 사람 없는 이 허러로운 초원 내가 피워 흔들거리는 이 허브향 천국 나의 향기 살라오르면 중생(creatures)은 더욱 산다 2004/5/22 고작가
photopro
2004-05-22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