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 시장의 오후,..,
흑석동 번화가 뒷 골목으로 연못시장이란 곳이 있습니다.
옛날부터 이곳은 비가 오면 물이 지붕까지 차올라 한강에서부터 배를 타고다녔다고 하네요.
일제시대에는 한 일본인이 이곳에 연못을 파서 홍수가 나는것을 막고 휴양지처럼 이용했었습니다. 그래서 연못이 지명에 붙게 되었지요.
광복이 되면서 이 연못은 매꿔졌고 강남과 노량진을 연결하는 통로인 흑석동,,,, 그 중 가장 요지였던 이 곳에 연못시장이라 불리는 시장을 만들어 엄청난 상권을 만들어 갔답니다. 그러나 옆에 더 큰 새시장이 들어서면서 연못시장은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았고 시장의 기능을 위해 좁은 골목들로 만들어 놓았기에 특별난 이유를 만들새도 없이 하나 둘씩 주점으로 바뀌었습니다. 여섯평씩 나눠진 집들... 그 안에는 이제 막 20살이 된 처녀들이 3~4명씩 들어 앉아 있었고 밤이 되면 뺀드의 연주소리와 함께 흑석동은 물론이고 강남, 영동의 젊은 주객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바로 색시촌입니다. 하지만 논밭이였던 강남과 영동 일대에도 네온싸인 번뜩이는 가라오케들이 들어서고 주객의 취향도 바뀌면서 이 연못시장의 색시들은 하나 둘씩 잘나가는 가라오케로 옮겨갔고 이곳은 주민들의 나쁜 인식만 안고 점점 어두워 졌습니다.
결국 돈 없는사람, 갈곳 없는 사람들이 아주 싼값에 월세를 얻고 들어오게 되었지요. 그래서 인지 혼자사는 노인들, 아픈사람, 무당, 그리고 곳곳에는 여인숙이... 자연스럽게 있습니다.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재개발도 할 수 없다는 이곳은 여전히 50년전 연못시장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람들만은 거리낌없고 순수했습니다. 내가 가진것이 없으니 빼앗길 것도 없다라는 마음.. 그들에게서 보여지는 것이 그들의 삶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