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A - soulscape : #13. Night train
가방을 뒤져 카메라를 꺼내 창밖을 지나는 풍경에 들이대고 아무렇게나 셔터를 누른다.
어렴풋이 새벽이 켜지는 들판은 황량하고 서늘했다.
드문드문 새어나오는 주홍빛 불빛.
그것만이 새벽 4시의 새까만 우주를 밝히는 유일한 별이었고
나를 아는 모두가 잠들어 버린 이 거대한 별의 벽지에서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해주는 것은
살갗에 와 박히는 모래가루의 따끔거리는 감촉을 느끼는 땀에 절은 몸뚱이, 그것 뿐이었다.
오지도 않는 잠을 간절히 청해 설핏 든 선잠에서 깨어보니
얼굴의 굴곡진 곳엔 전부 땀과 모래가 엉겨붙어 있고
입속에서도 모래가 씹혔다.
한밤을 달려 우주를 관통한 기차는
그렇게 천천히,
사막에 가 닿았다.
[BGM : Last smile / Love Psychedeli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