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풍경~
갯벌풍경
텅 비어있는
바닷가 마을의 낮
좋은 놀이터를 만난 양
바람만이 이 골목 저 골목
휘휘 몰아친다.
집집마다 방문을 두드린다.
인적 없는 집안에
늘어지게 낮잠 자던 똥개 한 마리는
마당을 가로지른 빨랫줄에 널린
어머니의 월남치마 자락이
교태를 부리고 있어도
관심 없이 잠만 잔다.
아침밥 챙겨먹고 일나간 어머니는
먼 갯벌 한 가운데서
뻘을 뒤집어 쓴 채 꼬막을 캐고
뻘 속의 꼬막보다 더 시커먼 얼굴에선
구슬땀이 골진 주름사이를 타고 흐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멀고 도 먼
뻘길 위에서
뻘배를 미는 뒷다리에 자꾸만 쥐가 난다.
빈집을 지키는 강생이 밥도 줘야 하는데
밤이슬 맞기 전에 빨래도 걷어야 하는데
전기밥솥에 남아있는 어제 지은 밥은 말라붙지는 않았는지
아무도 없는 빈집으로 돌아가는 이 발걸음이 더디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