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풍경~ 갯벌풍경 텅 비어있는 바닷가 마을의 낮 좋은 놀이터를 만난 양 바람만이 이 골목 저 골목 휘휘 몰아친다. 집집마다 방문을 두드린다. 인적 없는 집안에 늘어지게 낮잠 자던 똥개 한 마리는 마당을 가로지른 빨랫줄에 널린 어머니의 월남치마 자락이 교태를 부리고 있어도 관심 없이 잠만 잔다. 아침밥 챙겨먹고 일나간 어머니는 먼 갯벌 한 가운데서 뻘을 뒤집어 쓴 채 꼬막을 캐고 뻘 속의 꼬막보다 더 시커먼 얼굴에선 구슬땀이 골진 주름사이를 타고 흐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멀고 도 먼 뻘길 위에서 뻘배를 미는 뒷다리에 자꾸만 쥐가 난다. 빈집을 지키는 강생이 밥도 줘야 하는데 밤이슬 맞기 전에 빨래도 걷어야 하는데 전기밥솥에 남아있는 어제 지은 밥은 말라붙지는 않았는지 아무도 없는 빈집으로 돌아가는 이 발걸음이 더디기만 하다
openjuly
2004-05-18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