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22 [태양과 대지의 붉은 이별] 태양과 대지의 붉은 이별 척박한 대지의 풍요 바람 속의 삶을 찾아서 얼어 땐땐한 고원에 섰다 황량한 땅에서 생명은 넘쳤다 온 종일 언 땅에 미치며 속내를 녹이던 태양은 대지와 생명을 사랑해 빠지고 말았다 작별이 아쉬워 붉게 물들며 검게 울고 있었다 이제 저 검은 하늘이 더 가물어 지면 거친 바람을 안아서 일어선 바람 속의 삶은 조용히 자라겠지 다시 찾아올 빛의 설레임에 녹을 때 까지 끝이 물드는 저 먼 지평선에 발정난 암캐의 붉은 눈알이 걸렸다 떨어진다 희박한 공기속으로 하루종일 잠입해 바람을 찍던 우리들의 눈도 태양보다 붉게 달았다 붉은 눈알이 우는 모습이 너무 슬퍼 갈 수가 없었다 느낌을 잡는다고 카메라를 설치하고 촛점을 맞추니 어느 듯 붉은 눈동자는 사라지고 그 검붉은 언저리만 뷰파인더에 가득 들어왔다 태양이 떠난 자리 지구는 또 맹렬히 돌아간다 시속 십만키로도 넘게... 모두가 자족적으로 살아가겠지 이 유목의 벌판, 생명의 벌판에서 이별이 사그자 지는 잔광에 남아있다 추위에 떠는 조수를 다독여 러시아제 짚차를 마구 달리니 어느듯 밝은 밤을 만나 몸을 뉘였다 내일은 서쪽이 붉어지며 동쪽에서 태양이 떠오를 테지 게르 천창은 푸르게 물들겠지 2004/5/19 고작가
koreanxman
2004-05-17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