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소실점..
"처음엔 말이야
시간이 흐른다는게 나한텐
그 사람이 생각나는 게
하루에 백 번쯤 생각나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흔아홉 번, 아흔여덟 번, 아흔일곱 번...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숫자를 잊어버렸어...
머리 색깔이 검정이었는지 갈색이었는지
입술 옆에 점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심지어 안경을 꼈었는지 가물가물해지면서
내가 정말 그 애들을 좋아하기는 했던 걸까...
의심스러워지고
나중에는 그 애들을 만난 적이 있긴 있었는지
모든 기억들이 소실점으로 멀어지는 거야...
한바탕 꿈인 듯도 싶고
내가 정말 좋아하기는 했던걸까...
우리가 정말 만나기는 했었던걸까...
그런생각이 드는 거 였어..."
<연애소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