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06
아파트..
개개인의 정체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정체성이란 개인만이 가지고 있는 기억, 체험, 그리고 경험 등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즉 시간과 연관된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체험하는 시간은 특정 공간에 대한 기억과 떨어져 생각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공간과 그 곳에서의 체험은 시간이라는 것을 구체화 시킬 수 있게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명제 "개인의 정체성은 이를 제공하는 공간적인 맥락, 공간적 정체성에 근거한다.(김미경)"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거란 개인이 사회에서 소비하는 최소의 공간입니다. 또한 개개인의 기억이 시작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파트라는 주거는 건축에서 가장 산업적이며, 경제성이 중요시 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경제성의 논리에서 "다름"이란 인정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아파트는 어떨까요?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도시의 논리, 고층화를 가능케한 기술의 진보를 통해 우리는 다수의 성냥갑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구조의 똑같은 환경, 똑같은 기억을 향유하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를 복제하고, 서로를 흉내냅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사라지는 것일까요?
(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