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큰 아버지.. 함께 산을 올라가 어린 묘목을 뿌리채 뽑아와 그것을 함께 앞 뜰에 심었던 분입니다. 그것이.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나무 심기였어요. 초등학교 때 엄마가 사 준 시계를 잃어버린 후에 엄마에게 혼날 것을 생각하니 어찌나 겁이 났던지.. 시내의 시계점을 돌아다니며 그것과 똑같은 시계를 사주신 분도 큰아버지였어요. 중학교 때 큰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내가 본 그의 마지막 모습은.. 맨발 뿐. 지금도 꿈에 나타나는 큰아버지의 맨발. 내 맨발을 볼 때 마다 큰아버지의 마지막이 생각이 나서.. 더없이 쓸쓸해집니다.. 지옥이라도 좋으니. 큰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하루만 다녀왔으면. 하고... 맨발을 볼 때 마다 생각합니다...
밝은햇살
2004-05-15 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