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큰 아버지..
함께 산을 올라가 어린 묘목을 뿌리채 뽑아와
그것을 함께 앞 뜰에 심었던 분입니다.
그것이.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나무 심기였어요.
초등학교 때 엄마가 사 준 시계를 잃어버린 후에
엄마에게 혼날 것을 생각하니 어찌나 겁이 났던지..
시내의 시계점을 돌아다니며 그것과 똑같은 시계를 사주신 분도
큰아버지였어요.
중학교 때 큰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내가 본 그의 마지막 모습은.. 맨발 뿐.
지금도 꿈에 나타나는 큰아버지의 맨발.
내 맨발을 볼 때 마다 큰아버지의 마지막이 생각이 나서..
더없이 쓸쓸해집니다..
지옥이라도 좋으니.
큰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하루만 다녀왔으면. 하고...
맨발을 볼 때 마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