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단면중에 하나는 기다림에 미학입니다.
어디론가 출발할 때 나를 기다리는 그 무언가를 향한 들뜬 기대감.
어둑어둑한 산길,계곡,호수가를 향하는 길에 만나는 새벽이슬에 졸음을 보내고
여명이 트이기 전부터 모여앉아 때론 침묵하며, 때론 일상사를 이야기하며
기다립니다. 늘 바쁘게 사는 우리네 세상에 그렇게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서로를 알아간다는것은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주산지의 왕버들에 빛이 들기 전부터 행여 담을 자리가 나지 않을까
한시간반이나 일찍 모여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촘촘히 서있는 삼각대사이로
저린다리 참아가며 빛을 기다린 친구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F4e, 80-200mm, Velvia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