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of India #1
대지를 달구던 태양이 한풀 꺽인 오후 4시가 넘어서 시장으로 나갔다.
아직은 낯설은 인도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3-4살로 보이는 아이를 안고 내 앞으로 오는 할아버지가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나마스떼"라고 인사를 한 후 난 다시 시장 풍경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내 앞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나와 다시 눈이 마주친 할아버지는 어눌하면서 새는 말투로 천천히 입술을 움직였다.
손녀의 이름이 스메히인데, 태어나서 아직 사진을 한장도 찍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괜찮으면 사진을 한장 부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난 얼른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손녀를 안고 있는 할아버지의 전신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하지만 왼쪽 발가락이 2개밖에 남지 않은 때 묻고 굳은 살이 박힌 할아버지의 맨발이 렌즈에 잡혔다.
난 미안한 마음에 황급히 렌즈를 올려서 상반신을 찍었다.
"철컥"하는 셔터음을 듣고 할아버지는 연신 고맙다며 고개를 숙이며 성치 않은 걸음으로 인파속에 묻혔다.
문득 스메히에게 과자라도 사주고 싶어서 인파속에서 할아버지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안타깝고 미처 생각지 못한 나의 아둔함을 원망하며 인파속에 멍하니 서 있었다.
부디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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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06 델리
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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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건강히 잘 다녀왔습니다.
조금이지만 제가 가진 이야기들 천천히 풀어보겠습니다.
다시 온 레이소다 좋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