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y
온라인 상에서 rainy란 별명을 쓴 것도 이제 벌써 5-6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rainy란 내 별명을 보며 누군가가 내게 물어본다.
" 비를 좋아하세요?"
" 네...."
" 왜요? "
그의 왜요...? 란 반문에 난 말문이 막혔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질문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한참을 뜸들인후 말을 잇는다.
"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 음..좋아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지요.."
또 한번 어처구니 없어지려 한다....
"네....그렇겠네요....이유가 있겠죠...."
내가 비를 언제부터 왜 좋아하게 됐는지 사실 잘 모른다.
어린시절 우산들고 장화신고 집앞에 나갔다가 우산을 내팽게 치고 깔깔거리며 온 동네를 비를 흠뻑 맞고 돌아다니다
들어와서 엄마한테 옷 다 적셨다고 혼나던 그때 부터인지...
비오는 밤 동네 놀이터에 앉아 비를 흠뻑 맞으며 그네를 타던 방황하던 청춘의 그 날 부터인지....
빗소리가 좋은 건지....비가 내리는 풍경이 좋은건지....
빗물에 젖은 흙의 냄새가 좋은건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또한
비오는 거리.....빗방울이 맺힌 창문.....이런것들은
사진 찍는 사람들에겐
너무 진부한 소재이고 너무 흔한 소재인지도 모르겠다.
진부할지도 흔할지도 모르는 그 빗방울들이 하늘에서 내릴때 마다
나에겐 항상 가슴두근거림을 전해준다.
조금은 긴 시간인 다시 사진거리를 할 수 있는
이 시간을 기다리면서
약간은 고민과 갈등을 했다.
무슨 사진을 슬쩍 내걸어야 할까....
그리고
빼꼼히 창밖을 내다보며
내가 퇴근하는 그 시간까지 비가 계속 내려주기를
두근거리며 소망하던 그 시간을 기억하며.....
결정을 내린다....
그냥
비를 걸어야겠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