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떠나는 여행 멀리서 처음 보았을 땐 꽤나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바다를 향해 나 있는 철로. 가까이 가 보니 조그마한 조선소(아무리 작아도 왠만한 집 한채 보단 크죠)와 연결돼어 있더군요. 조선소의 낡은 배가 그만큼 오래된 것 같은 목침 위에 얻혀 있었습니다. 이해하고 나니 풍경은 더이상 낯설어지지 않더군요. 불만이 생긴 것은 그때부터였습니다. 세상을 낯설게 바라본다는 것은 시인에겐 아주 중요하죠. 모든 사물과 가치관, 사람, 사람 사이의 관계 등... 학습을 통해 얻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볼때, 시인만의 세상이 만들어지죠. 그렇기에 낯선 풍경을 바라 보고도 그것의 용도를 확인하고 이해하려고만 하는 내 생각의 과정이 못마땅 하였습니다. 그냥 스쳐가도 될 것을 다가가서 확인하고 그것도 모자라 사진까지 찍고마는 무심함이 이젠 내 방식이 되었나 봅니다. 시인이 되지는 못 할 것 같네요.
난-장
2004-05-04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