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삼매경 ->수정글 추가
오늘 새벽, 볼 일때문에 고향 부근의 좀 깊은 산골로 갔었습니다.
요즈음은 좀처럼 보기 힘든,,, 조그만 민물고기들, 참붕어 새끼며 기름쟁이,쌉살이, 피래미,,
그 외 이름모를 작은 토종 물고기들을 구하려 아버님과 함께 갔었던 이곳,
그리 깊은 골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 세명과 강아지 네마리가 본 것의 전부 였습니다.
참,,, 작은 강 건너편에는 사라져가는 물안개 사이로 조그만 배가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너무 좋은 공기와 경치에 취해 모시고 간 아버님과 한참동안 산책을 하는중에
어느 낚시꾼이 와서 저 멀리 앉는것이 보이더군요.
야 !! 이런 깊은곳을 용케도 찾아 오는 낚시꾼이 있네,,,
하기사 나도 이런곳이 있는줄 알았더라면 칸반대나 두칸대에 콩가루 한 봉지쯤은
미리 챙겨 와 봄직한 조용한 물가였으니.
조용히 다가 가 보았습니다.
이제 막 찌맞춤을 마치고 부지런히 밑밥을 밀어 넣고 있는중에
제가 말을 건냈습니다.
"이렇게 좋은 곳에 낚시를 하시니 고기를 못잡으셔도 기분은 좋으시겠습니다."
"그래도 이왕에 왔으니 잡으면 더 좋겠지요" 라는 대답과 함께 짧은 대의 찌가 쏘옥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찰라를 놓칠새라 챔질을 했건만 올라왔던 고기는 피래미였습니다.
그분은 아쉬운듯 방생을 하실려구 하고...........
제가 방생할려는 고기를 받아들고나서,, 실은 이런 고기들을 구하려고 이곳을 왔다며...
하니 좀 이상한 (방생해야되는 필요없는 고기를 잡으려고 하는) 시선으로 보시더군요.
하기사 제각기 필요한게 다를수가 있으니.
제가 오늘 이런 고기가 필요한건 그냥 한낱 찌게거리로써의 필요성이었습니다만
저나 저의 아버님께서는 이 고기의 맛-옛날 그시절의 맛-이 생각이나서 오늘 나선 길이었습니다.
실은 이러한 고기들은 요즈음은 시골 시장에서도 사기가 어렵고,
간혹 어렵게 나온다고 해도 워낙 귀해 금값이며 금방 없어지니 오늘같은 장날에
새벽같이 나와도 좀처럼 구하기 힘든 고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낚시꾼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아버님께서는 풀밭에 누워 계시는걸 보니
당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 하고 계셨나 봅니다.
돌아 오는 차안에서 아버지 말씀...
'이곳이 내가 18살적엔가 빨갱이 잡으로 마을사람들이 우르르 모여 왔었던 곳이다......
당시에는 이 깊은 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먼밤길을 햇불들고 와서 밤을 새우며 있었으며
그이후로는 이곳을 오지 않아 기억에 잊혀졌었던 곳인데 오늘 이곳에 와서 보니
하나하나씩 기억이 나는구나..."
오늘 행차는 와서 보니 참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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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에게는 왠지 기분이 좋은 하루가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새벽 일찍 물안개를 보면서 민물찌를 한번 세워봐야지라는 부푼 기대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