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돼지 아저씨 돼지 저금통은 왜 찍어요." "응,돼지가 너무 불쌍해보여서" 한동안 아이는 이해못할듯한 나의 답변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내눈속으로 들어와버린 아이. 예전에 집집마다 빨간 돼지 한두어마리 안키웠던 집이 없을것이다. 한닢두닢 동전닢과 때론 배부름직한 지패 몇닢도 꿀꺽 삼키며 살찌운 돼지의 배가 점점 부풀어 오를즈음엔 그집의 꿈도 같이 커가는듯 했었다. 이렇게 살찌운 돼지를 잡는날엔 가족 파티라도 열리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엔 돼지 저금통을 찾아보기가 쉽지않다. 안의 내용보다 껍데기가 더 값나가 보임직한 멋진 장식물같은 저금통 같지 않은 저금통이 장식장 한자리를 차지하거나 책상 한켠을 자리할때가 허다하다. 문득 골목길에서 발견한 굶주린 돼지들의 주인을 기다리는 눈빛을 마주하며 유년시절을 잠시 회상해본다. 오늘은 배고픈 돼지 한마리를 입양해가야겠다. 그리고 꿈을 키보련다.
손호열
2004-04-19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