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찍는가.
우리에게 신기한 저 장면들은 저들에게는 너무도 일상적인 것.
우리가 셔터를 눌러대는 저 장면들은 어쩌면 저들에게는 너무도 개인적인 것.
문득문득 뷰파인더를 통해 상대방의 눈빛과 마주하게 되었을 때의 섬뜩함은
아마도 여행객인 내가 주제넘게 그들의 생활을 넘보려 하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호기심으로만 다가간 여행이 계속될 수록
어느순간 내가 잠시 거쳐가는 여행객일 뿐임을 자각할때 만큼 스스로 민망하고 스스로를 질타하게 될 때가 있을까.
냄새나고 지저분한 강물은 내게는 갠지즈였을 뿐이었고, 저들에게는 숭고하고 성스러운 강가(Ganga)이었으리라.
내가 찍고 있던 것은 신기한 풍광이었을 뿐, 결코 그들의 삶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2004. Varana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