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13 [바람은 차워도 몽골의 빰은 얼지않는다] 바람은 차워도 몽골의 빰은 얼지않는다 작은 흑백 사진이 바래져 겨우 보이기만 해 눈알을 모아본다 가족과 동물과 자연이 좁은 화면에 가득 액자 앨범에 거의 모든 사진이 다닥다닥 사진이 불상이 되어 불당이 된다 사진에 찍혀본다는 느낌이 생소해 포즈라는 것을 모르고 어쩔줄을 몰라도 사진기를 보고 얼굴과 몸은 잔뜩 굳어 더욱 자연스럽다 내 어릴적 그 모습이 겹쳐진다 아이에게서 찍어온 것은 몽골의 바람이었다 낡은 옷, 바랜 색은 바로 50년대 60년대 흙덩이에서 뒹군 나의 얼굴 너가 이리로 와서 여기 있구나 타임머신을 타고 뒤로 뒤로 가서 정지된 동작으로 굳었다 빨간 볼의 동상이 어린 시절 추위와 배고픔이었다 얉은 옷 주리더라도 꿈만은 주리지 말아라 더 먼 세상 큰 세상에서 달릴때까지...
photopro
2004-04-08 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