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prohibition
우리는 레코드를 들으면서 천천히 식사를 했다. 그 동안 그녀는 주로 나의 대학 생활과 도쿄에서의
생활에 대해 물었다. 별로 재미있는 얘기는 아니었다. 고양이를 사용한 실험 얘기나 (물론 나는 죽이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거짓말을 했다. 주로 심리적인 실험이라고. 그러나 사실은 나는 두 달 동안에 서른여섯
마리의 크고 작은 고양이를 죽였다) 데모나 파업에 관한 얘기였다. 그리고 나는 경찰 기동 대원에게
얻어맞아서 부러진 앞니를 보여주었다.
"복수하고 싶으세요?"
"아니."
내가 대답했다.
"왜요? 내가 당신이라면 그 경찰을 찾아내서 쇠망치로 이빨을 몇 개 부러뜨려 놓겠어요."
"나는 나고, 게다가 모두 끝난 일이야. 애당초 기동 대원은 얼굴이 비슷비슷해서 나를 때린 기동 대원을
도저히 찾아낼 수가 없거든."
"그럼, 의미 같은 게 없잖아요?"
"의미?"
"이빨까지 부러진 의미 말예요."
"없고말고."
- 무라카미 하루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