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비가 내리던 하루 돌아오는 덜컹거리는 버스안, 그곳의 공기는 참으로 싸늘했다. 어디에서부터 뒤틀렸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은 그 거리에서 바라본 기억의 사물들은 어느새 날 껴앉아 버린 뒤였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흘렀을까? 무던하리만큼 조용한 버스안의 느지막한 움직임들은 예상밖으로 크나큰 반향을 일으키며 도리어 잃어버렸던 오감의 특성들을 하나같이 일깨워주고 덜컥 겁을 주기까지 한다. 그리하여 어느샌가 나의 가슴에 찾아온 그 잔해들은 밤하늘에 비춰진 물방울속의 무지개와 같이 존재감으로서 나를 그 한켠에 가두어 버린다. 그렇게 나의 가슴에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일, 그게 바로 누구나 찾아오는 그리움과 외로움인 것을 나는 어쩌면 외면하려했는지 모른다. 그것은 인간의 어쩔수 없는 선택이자 비애라고 부르기엔 너무 멀리 떨어진 지금의 상황으로 볼때 심히 가혹할 따름이다. Written Photographer`s Boycarax
boycarax
2004-04-04 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