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photojournalist
약간 거친 시위 사진을 찍으러 나갈 때 선배들이 헬멧을 챙겨가라고 하면 창피하다며 거부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정말 상황이 거칠어지기 시작하면 일간지나 통신사의 기자들은 헬멧을 쓰기 시작하지요.
'쳇, 선배들 말 들을 걸!' 하며 투덜거리다가 앞에 있는 기자의 뒷모습을 봤습니다.
헬멧을 보고 소름이 끼쳐보긴 쳐음이었습니다.
저 기자분이 지금까지 어떤 현장을 헤쳐 나가며 사진을 찍어왔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AP통신의 사진기자 입니다.
오른쪽은 아시아판 Time 의 사진기자 입니다.
F90X 와 F4 등 무겁기로 소문난 카메라 3 대를 양 어깨와 목에 주렁주렁 걸고 방독면까지 쓴 다음에
시위대나 경찰들보다도 꼭 한 발씩 앞서 이곳저곳 잘도 뛰어다니더군요.
누가 뭐래도 좋은 '보도 사진'은 결국 물집잡힌 발이 만들어 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