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존재하는 이유...
벚꽃이 만발한 휴일 오후 멋진 봄 사진을 찍기 위해 나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그들의 모습들을 찍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어릴적 추억의 사진을 남겨주려는 아버지를 보았습니다.
봄햇살 가득 내리는 벚꽃 나무 위의 아이와 밑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동생.
비록 손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아버지였지만,
그와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여기서, 사진이 존재하는 진정한 이유를 보았습니다.
겉멋들어 큰 카메라만 들고 어줍잖은 작품사진만 찍으려 다니던 내 자신이 초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2004.03.28. 부산 남천동 삼익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