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직전 (試寫 直前) 서둘러 오래 오래 주무르며 가편집한 그림 조각들을 조금은 커 보이는 이 기계에 밀어 넣고 다정하고 정답게 하나씩 이름들을 호명하는 시간. 어울리고 그럴듯해 보이는 이 그림과 저 그림 간에 짝을 맺어 주고 예쁜 드레스와 반짝이는 목걸이를 달아주며 나른하고 관능적인 눈길을 건네는 이 시간. 열두시 종이 댕그랑 댕그랑 울려서 예쁜 드레스가 넝마 누더기로 예쁜 마차가 호박으로 변해 버릴까봐 조바심치며 길고 긴 회랑을 달리던 신데렐라가 되는 바로 그 순간........ 시사 직전. 040326@ Billy Vaughn / Sail Along Silvery Moon
낯선 사진사
2004-03-26 2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