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여행중]One step before... death 팀장과 함께 호남고속도로 상행을 달리고있었다.. 오십여미터 앞에서 퍽 하는 소리와함께 끼기긱~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차들이 비상등을 켜기 시작했다 사고났군... 나도 비상등을 키면서 서행을 했다 저 앞에서 차의 파편들이 굴러다녔고 트럭한대와 소나타 한대가 정면충돌을 해있었다 .. 사고차량 왼쪽으로 차선 변경을 하는데.. (사실 사고 현장을 보는건 유쾌한 광경이 아니라 안보려했다..) 그 순간 소나타 차안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아빠!! 그 소리에 놀라 옆을 본 순간...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한 아주머니가 보였고 남자 꼬마와 여자 꼬마가 보였다.. 한 사람의 구두를 신은 발도 보였다.. .................!!! 그런데 네명이 다 뒷자석에 있는것이었다.. 큰일났구나... 급하게 갓길에 차를 댔다.. 차들이 달리는 중이었지만.. 그런걸 신경쓸 틈이 없었다 차로 간 순간.. 사람들 대여섯명이 차문을 열려고하고있었고 한 아저씨와 문짝을 뜯어낸 순간.. 얼굴에 피범벅이 된 아줌마가 소리를 질렀다... "남편좀 살려주세요.!!" 상태는 심각했다.. 피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게다가 아저씨는 뒷자석에 꺼꾸로 처박혀있는 상태였다 목이 꺾인 상태로..안전벨트를 안해서 뒷좌석으로 튕겨져나간것이다..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몰라서 망설였다.. 사람들도 다 말을 잃고 발만 구르고있었다.. 그냥 가는 사람도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어떻게..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차에선 기름이 새고있어서 그런지 휘발유냄새가 났다... 우선 사람부터 꺼내자.. 주변에있는 사람들을 불렀다.. 한 아저씨와 둘이서 아이들을 빼냈다.. 그런데 아빠를 살려달라고 다시 차로 오는 것이었다.. 미치겠다... 우선 애들을 진정시켰다.. "괜찮으니까..옆에 있어 알겠니? " " 아빠.. 아빠가 안움직여요.." 여자애와 남자애는 부들 부들 떨고있었다.. 얼굴과 팔에 피가 잔뜩 뭍어있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친데는 없었다.. 다행이다.. 아줌마를 붙잡았다.. "아주머니 정신좀 차리세요..!!" " 여보 미안해.. 여보미안해.." 아줌마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우선 아저씨와 둘이서 아줌마를 강제로 끌어냈다 자기가 운전을 했는데 레조가 끼어들어서 급하게 피하다가 차가 돌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또 차안으로 들어간다... 울화통이 치밀어오른다.. 레조 .. 이.. 개.. 같..은.. 한 아저씨가 아줌마를 붙잡았다.. 그 틈에 부품업을 하신다는 아저씨와 둘이서 차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정도로 그 아저씨는 차뒤에 처박혀있었다.. 머리는 의자밑에 박혀있었고 입과 코에서 피가 나오고있었다 목이 꺾여있어서 손을 댈수가 없었다.. " 아저씨 정신 차리세요! " 우선은 한분이 차 뒷자석에라도 눕히자고했다.. 꺼내는건 환자에게 위험할지도 모르니까.. 의자가 움직이질 않았다... 우선은 조수석쪽 찌그러진 문을 거의 뜯어내다시피 해서 열었다. 의자를 제끼고 겨우 아저씨를 꺼냈다 한명은 머리와 목을 지탱해주고 나와 아저씨한분이 다리와 몸을 조금씩 들어서 눕혔다 여자꼬마와 남자꼬마가 또 온다.. 얼마나 놀랐을까.. 겨우 남자애는 세살 여자애는 다섯살 여섯살 정도밖에 안되보이는데.. 울고불고 난리다. 그 아저씨는 의식이 없다 사람들은 다 웅성거리기만 하고 어찌 할바를 몰라한다.. 손목을 잡아보았다.. 맥박이 뛴다.. 다행이다.. "살아있어요 살아있어!! " 사람들이 한숨을 내쉰다 아줌마와 아이들은 그말을듣고 또 울기 시작한다.. 우선 입을 벌려보았다.. 피 범벅이다 코에서도 입에서도 피가 나온다.. 네명이서 이리 뛰고 저리뛰고 어찌할줄을 몰라한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여기 저기 계속 전화를 해준다 앰블런스가 출발했다고 한분이 와서 이야기를 해준다.. 우선 차에가서 1.5리터 생수 2개를 가져왔다 물에 티슈를 적셔서 피를 대강 닦아내고 입안에있는 피를 조금씩 빼냈다 그러기를 십분후 아저씨가 꿈틀 댄다.. " 아저씨..!! 정신이 들어요!! 아저씨!! " 사람들이 다행이네 다행이야.. 정신 들었네.. 다 한숨쉰다.. 아줌마와 아이들이 또 달려들어서 팔을 잡고 다리를 잡고 한다.. "아주머니 제발 좀 .. 지금 위험하니까 환자 움직이시면 안되요!" 소리를 쳐도 막무가내다.. '여보 미안해 여보 미안해' 이말 뿐이다.. 두눈에 기쁨의 눈물이 가득하다.... 아저씨가 조금씩 움직이더니만 눈을 뜬다.. 휴~~ 조금씩 눈을 껌뻑이더니만.. 피를 뱉어내고 "어떻게 된거에요? 여기가 어디예요? " 더금... 더금... 물어본다.. 목을 움직여보라고 했다.. 조금씩 움직인다.. 부러지지는 않은모양이다.. 사람들과 그아저씨를 조심해서 들었다 그 사이에 차에서 가져온 침낭을 아스팔트에 깔았다 눕혔는데 자꾸 아저씨가 일어난다.. '여기가 어디냐고.. 어떻게 된거냐고.. 자꾸 물어본다.. 대답해줘도 또 물어보는걸 보니 뇌진탕이 심했나보다.. 티슈 한통을 가져와서 우선 지혈을 하고 피를 닦아 드리니 조금씩 움직인다.. 다행이다.. 천만다행이다 그 와중에도 꼬마들은 팔을 붙잡고 놔주질 않는다... 피범벅인 손으로 내 팔을 잡고 아빠 괜찮냐고 계속 물어본다 ' 아빠는 괜찮으니까.. 넌 괜찮니? ' 괜찮다 한다 석수 한통을 더 가져와서 손을 씻겼다 둘다 사시나무 떨듯 떨고있다.. 차에서 오리털 잠바 를 두개 가져와서 하나씩 입혔다.. 벌써 삼십여분지났는데 119 앰블런스는 올 생각을 하질 않는다.. 온다! 하는 말에 돌아보니.. 젠장.. 랙카차 다 씨..파.. 돈벌러왔군... 욕이 목까지 올라온다. 십분뒤 고속도로 공사 차가 왔다.. 사진을 찍고 표지판 몇개 세우더니 구경만 하고있다..;; 짜증나는 일이겠지.. 하루에도 몇건씩이나 볼테니.. 피같은건 보기도 싫겠지.. 갑자기 남자애가 오바이트를 한다.. 그러더니만.. 아프다고 배를 잡고 주저앉는다.. 배에 손도 못대게 하는걸보니.. 걱정된다.. 복강내출혈일지도.. 그나마 정신이 돌아온 아줌마는 남편만 붙잡고 울고있다.. 배가 아프다니까 병원가면 꼭 이야기하라고 말을 했다... 알았다고 한다.. 한시간이 다 되어간다... 앰블런스가 온다.. 젠장 빨리오는군.. 아저씨는 부축받아서 앰블런스에 타면서도 "여기가 어디냐고.. 어떻게 된거냐고.."수십번을 물어본다.. 아줌마가 울컥 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소리를 친다... '주변사람들좀 그만 괴롭히라고..' 그래도 아저씨가 의식불명에서 깨어난 뒤로 아줌마도 한숨을 쉰다.. 그 기쁨을 어찌 말로 할수있을까.. 아저씨 아줌마 여자꼬마 남자꼬마 차례로 차에 탄다.. 꼬마여자아이는 옷 어떻게 하냐고 울상이다.. 덮어준 옷에 피뭍었다고.. 괜찮다고 그냥 가라했다.. 옷은 나중에 주면되니까.. 그냥 병원차 타라고 등을 밀었다 차가 출발한다.. 갑자기 서더니만.. 아줌마가 머리에 붕대를 감은채로 차에서 내려오더니만 오리털 잠바를 준다... 너무 고맙다한다.. 아니라고.. 아저씨가 무사하셔서 다행이라고.. 어서 병원가시라고 .. 연락처 알려달라고 또 고집을 부리신다... 할수없이 예전회사 명함 하나 있던걸 드렸다.. 늘 그런 사고장면을 봐도 지나치기 바빴었는데... 입장 바꿔놓고 보니..너무 기분이 그랬다.. 한넘의 과속 위험주행으로 한 가족의 목숨이 생명이 바람앞의 등불처럼 휘날렸다.. 지금은 좀 괜찮을려나.. 그 가족.. 아저씨 아줌마 아이들 대전에 오자마자 팀장 내려주고 차에있던 소주한병을 완샷했다.. 기분이 풀리질 않는다.. 그 비명소리들.. 절규들.. 아이들 입혔던 오리털잠바에서 나는 피냄새 오바이트 냄새... 소주 한병에 맥주 세병을 더 마신뒤에야 잠에 들었다.. 같이 찜질방에서 잔 동생이 아침에 말하길 형은 코를 엄청 골면서 잘만 자더라는 말에 피식 웃음이 난다..;;; 어젠 정말 힘든 하루였지.... 그 가족 .. 아무일 없길 .... 말로 표현을 잘 못하겠지만.. 그냥 지나쳤다면... 편하게 잠들지 못했을걸.. 몇일동안 몇달동안 양심에 걸려서 괴로워했을지도... 다시 일하러 내려가는데.. 운전이 잘 되질 않는다.. 조심조심... 레이소다 여러분들...... 형편없는 사진이지만 한번쯤 생각해보셨으면 해서 올립니다... 자기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꼭 안전벨트 하세요.. 부탁드립니다. -Canon A40
Farewell
2004-03-25 0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