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고맙습니다. Contax T3/Ilford Delta 400 지난주였을거 같은데.... 무척이나 추운날로 기억합니다. 점심을 먹으려고 나왔을때, 여의도 길 한가운데.. 할머니 한분이 앉아서 고무장갑을 팔고 계시더군요.. 그때 들은 생각이 '카메라를 가지고 나올껄... ' 6시가 되서 그날은 좀 일찍 퇴근했습니다... 낮에 그자리에 그대로 앉아 계시더군요.. 옆에 떡뽁이 포장마차에서 오뎅한컵을 사가지고 할머니에게 갔습니다. "고무장갑 얼마에요?" "선생님.. 제가.. 손이 썩어서... 병원에 갈라고.. 고무장갑을 팔아야되여...." "추우신데 낮부터 계속 계셨어요?" "다 얼마에요? "선생님 만원만 주시면..." "이거 오뎅드시고 기다리세요. 은행갔다 올께요.." 모가 그리 급했는지 은행에서 돈을 찾아나왔습니다. 나오니까는 그세 2만원이 되어 있더군요.. ㅡ,.ㅡ "할머니 2만원 드릴테니까는 이거 가지고 집에 들어가세요... " "선생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연신 고맙다는 이야기만 하셨는데.. 사진기를 가져다댔습니다. 이래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고무 장갑 두개에 2만원에 샀습니다. 도대체 몰 찍을려고 한건지... 집에 오다가 울컥하면서.. 불쌍하다는 생각... 2만원과 오뎅하나로 할머니를 샀다는 생각.. 많은 생각이 들면서... 우울해 지더군요... 오늘 필름을 현상했습니다... 16컷의 사진중에서....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할머니의 웃는 모습입니다.. 길에서 구걸하는 모습은 올리고 싶지 않네요...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어디 계실줄은 모르겠습니다만, 할머니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조대협
2004-03-2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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