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증손자
지난 토요일 저녁에 친할머님께서 돌아가셨다는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할머님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늘 메고 다니던 카메라인지라 버릇처럼 들고 내려갔는데, 이런 상황에서
찍어도 될 것인지 망설여지더군요.
할머님 마지막 가시는 길, 사진으로나마 기록을 남기겠다는 제 말에
집안 어른들께서 흔쾌히 허락을 하셔서 2백여장을 찍었습니다.
할머님 영정을 들고 앞장서는 녀석은 큰 아버지의 큰 아들의 큰 아들...
할머님께는 증손자이자, 우리집 장손이지요.
태어난 이래로, 계속 할머님과 떨어져 살았던... 할머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카메라를 들이대자 싱긋 웃어주는 녀석에게 이 날의 장례식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련지는 모르겠지만, 이 날의 사진들은 꼭 인화해서 전해주려
합니다.
나중에 커서 할머님 영정을 들고 장지로 향하는 어렸을 때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고 할머님에 대한 기억을 조금이라도 되새길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