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끼인 날 안개 끼인 날 - 박명순 서먹한 기다림으로 얼룩진 밤 만취한 시간들은 안개가 되어 새벽 강가를 불사르고 취기 도는 머리맡엔 안개만 자욱하니 내려앉아 방향감각을 잃어 가고 찻잔에 시름을 타서 마시어도 온몸으로 번져오는 안개 걷히지 않는 찹찹한 무게 햇살이 보이지 않을 듯 하얀 안개 끼인 날 한마디 변명도 없이 시뻘건 곁눈으로 바라보는 당신 그런 모습은 이제는 정말 싫다 술 취한 거리처럼 휘청이는 안개 끼인 아침 무엇을 찾으라고 안개를 불러 왔나 햇살과 손을 잡고 싶은데 당신은 너무 멀리 있고 기다림은 강가를 서성이며 안개만 들이켜고 있으니 내 삶의 방향은 어디로 돌려야 하지 안개속을 헤쳐나갈 방법은 무엇이지 이제 그만 안개속을 헤매이자 안개 걷힌 강가를 거닐고 싶어 정말...
ee3/반쪽세상 *^.^*
2004-03-19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