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 휴가
10시 쯤 되었나.. 평소라면 문닫을 사진관에 지키고 있어야 겠지만... 산후조리원에 촬영갈께 있어서.. 카메라를 메고 지하철을 탔습니다.
10시.. 출근시간은 지났을 시간, 지하철은 한산했습니다.
제가 자리잡고 역 몇개를 지나는 사이 맞은편에는 휴가를 나온듯한 일병이 앉았습니다.
재미있는것은.. 그의 군화였습니다. 컨셉이야.. 반들거리는 군화를 찍고.. 첫 휴가라고 제목 붙이는 쪽이 훨씬 재미있겠다 싶었지만...
더 주의를 끈것은 구두끈을 매는 첫부분을 사포로 갈아서.. 반짝이게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휴가를 준비하면서.. 일병 짠밥에 눈치를 보며 워커를 패셔너블 하게 가꾸는데 있어서 얼마나 정성을 드렸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군대에서는 사실 야전교범에 의거하면 다림질도 줄을 세워 반들반들하게 못하도록 합니다.
야간에 빛이 반사되어 적에게 노출되기 때문이지요..
워커를 저렇게 칠을 벗기면 하면 안되는건데.. 나름의 병장급 패션을 '일병나부랭이'가 했는것입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것은 그 일병이 10중8,9는 갈굼을 받아가면서 용기가상하게 한 저 패션도.. 휴가를 나와 '사제흙'에 발을 딛는 순간
일반인에게는 그가 감당해야 했던 위험에비해 턱없이 묻혀버리는 패션컨셉(?)인 겁니다.
여튼.. 많은 군생활기간의 추억들이 머리를 지나갔고.. 망설이다가 양해를 구해 결국 군화 사진 한장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