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사랑하는 일 바람을 사랑하는 일은 자루 없는 칼날을 맨손으로 으스러지게 쥐어보는 것. 깊히 베인 상처 아물 기약 없어도 홀로 견디며, 떠나고 싶을 때 떠나게 하고, 오고 싶을 때 오도록 내버려 두는 것. 비록 바람에 때로 온몸이 꺾일지라도 울음의 뒤끝 대신, 오래 품어온 여린 햇살 한줌을 가슴에서 가만히 꺼내어 주는 것.
titi
2004-03-18 00:53
취소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