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사람들이
저 깊고 어두운 동굴 속 두려움의 실체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 하는 까닭은
몇몇 개의 조명시설이라든가,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한 십자무늬 철제 깔판,
한 손에 딱 들어오도록 동그랗게 잘 만들어진
쇠난간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까닭은 사실상
지금 보이지는 않지만 어딘가에 반드시
이 어둠의 끄트머리가 있을 것이라는,
어찌보면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 내지는 보장성 때문일 것이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오늘도
몇몇개의 조명시설이나
친절한 난간 때문에
한 걸음 더 내딛을 힘을 얻는다기보다는
세월의 건너 편 어딘가에는 반드시
이 어둠을 종식시켜줄 환한 출구가 존재할 것이라는
그 막연한 희망때문일지도 모른다.
Breathing Below Surface_Jesse C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