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 지다
기다림 / 박소향
기다린다는 것은
신열 끝에 묻어 오는
끓어 오르는 숨막힘을 익히는 것이다.
기다림에 본질은 없다
내가 사랑했기 때문에
목마른 형벌 하나 더 메고 가는 것이다.
하나의 껍질을 뚫고
돌아서 나온 흔적을 보는 것이다.
밤과 낮을 잊고
새벽을 잊는 것이다.
손가락 끝에서
규칙적으로 나를 살리는
혈맥의 느낌을 잊는 것이다.
기다린다는 것은
잠들지 못한 영혼이
수줍게 자위하며 벌거벗고 앓다가
황홀하게 숨질 수도 있는
아름다운 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