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푸른 바다

친구가 전화를 해 DSLR을 하나 사려 하는데 뭐가 좋은지 물어보길래 올림푸스 E420같은 조그만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친구는 더 좋은 카메라가 좋지 않겠냐고 물어보았고 나는 뭐, 카메라 별게 있냐, 뭐든 상관없을텐데 왠지 E420에 팬케익 렌즈 쓰면 그럴듯해 보일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친구는 후에 여러번 D80은 어떠냐, D90은 어떠냐 물어보았고 나는 카메라 다 마찬가지고 작은게 최고라고 했다. 근데 얼마 후에 친구는 병원생활 지루할텐데, 좋아하는 사진이나 많이 찍으라며 E420팬케익 KIT를 보내주었다. 하루종일 일하고 100만원 조금 넘는 월급을 받고, 저녁엔 휴학중인 대학원 연구실에 가서 밤늦게 실험하고, 주말엔 교회에서 시간을 다 보내느라 연애도 못하는 놈이 곰탁 곰탁 돈 모아서 65만원짜리 카메라를 보내주니 아, 이거 황망하고 부끄럽고 미안하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지만 받은걸 어찌하랴, 고맙다 하고 열심히 설명서 읽고 사진 찍고 하였다. 그래, 다 좋은데,,, 아, 나에게는 노트북이 없는게 아닌가. 아, 이걸 어쩌나, 카메라에 먼지만 쌓여간다. ㅜㅜ 아, 근데 원래 여름에 코스모스가 피나요??
------------------- /별똥별 님 아, 고맙습니다. 지리산 종주가 꿈이에요. :-)